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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세포네 빌리의 이집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sound 80 스튜디오의 명성과 kevin odegard가 참여를 한 작품이라 오랫동안 들어보고 싶었던 앨범이였는데 앨범의 완성도에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물론 취향에 차이겠지만 약간은 세련된 기타플레잉과  밋밋한 에시드함이 공존하였던 일집을 연상하였던 나에게는 이 작품의 완전히 색다른 맛에 두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무엇이 이토록 그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사실 일집과 이집은 프로듀서도 동일하고 스튜디오가 같기 때문에 앨범에 참여를 하였던 세션 앨범들도 거의 동일합니다.  이 세션과 스튜디오 멤버들은 밥 딜런의 "blood on the tracks" 앨범도 참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앨범은 완벽주의에 가까운 딜런이 여섯 곡을 재 녹음하여 최종적으로 발매를 한 앨범입니다. 자신의 앨범에 참여를 할 세션멤버를 고르는 것으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딜런 고른 뮤지션이였으니 어련하겠냐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실제로 앨범속에 연주를 들어보면 완급조절을 잘되어 깔끔하면서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백업 어렌이지의 중요성을 실감을 하게 되는데 지나치지 않은 플레잉과 좋은 연주자의 백업어렌지가 멜로디를 돋보이게 하고 다양한 색깔과 맛을 내고 있습니다. 어째든 한곡을 제외한 전곡이 그의 송라이팅으로 그 스스로가 멜로디와 앨범의 컨셉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뮤지션이라는 것이 일집과 이집에서의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변화의 시작은 일집앨범속의 라이너 노트에 나와 있는데 그룹 활동을 접고 솔로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가던 그에게 sound 80스튜디오의 세션워크를 하면서 jerry jeff walker, micahel johnson, barefoot jerry같은 미국의 메이져급 아티스트와 교류를 하연서 자연스럽게 음악적인 성향이 변화 되었던 듯 합니다. 이것으로 보자면 조심스럽게 시대적인 조류를 따라갔다라고 생각을 해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아티스트와 교류와 시간이 주는 내공이 그 스스로를 성장하게 하였다고 짐작케 합니다.
또 한가지 크레딧에서 보이는 주목할만한 변화는 kevin odegard가 참여를 하였다는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 앨범은 오드가드씨의 "프로그레시브"스러웠던 일집과, "컨트리 포크"스러웠던 이집이 합쳐져 있다는 인상을 받게 합니다.  kevin odegard씨의 silver lining의 앨범에도 빌리가 참여를 하였는데 둘의 사이가 무척 친했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이 앨범후에 빌리는 kevin odegard밴드에 참여를 하여 동거동락을 하게 됩니다.
앨범의 백 커버에서 오드가드씨의 씨의 애정이 듬뿍 담긴 코멘트가 적혀 있네요.

" hey ,billy  where are we tonight? south dakota or minnesota ( land of 10000 beers). lost lonely ladies, grown-up babies, thundertrees, dog with rabies, celebrations, good vibrations, broken-up bands and forigh lands, stale smookes and silly jokes, parties, clubs, and overdubs, guess we're on the road. billy traveling."

.... kevin O.
하고 적혀있는데 이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traveling" 에 대한 답가 같습니다. 왜냐하면 빌리의 동명 타이틀곡이기도 한 앨범의 첫 곡인 "트래블링'을 첫구절에 이렇게 시작하거든요.

" i don't know where i'm going but i know that i want to go there with you.. 생략"

서로 무척 좋아했던 영혼의 동지가 아니였을까 생각이 됩니다.
참 멋지지 않나요? 한 친구는 노래로써 선창을 하면 그에 맞춰서 답을 해주는 친구. 죽이 잘 맞아서 바보 같은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웃음을 흘릴 수 있는 친구. 그리고 수많은 시간과 많은 장소들을 함께 해왔던 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몇 개의 단어속에 그대로 보여지네요.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와 함께 가는 길은 어떤 길이였든 행복할 것 같습니다.

첫곡이자 앨범의 동명 타이틀인 "traveling부터 맘에 쏙 드는데 나머지 곡들도 전부 완성도를 가지고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a면이 좀 더 컨트리 포크스럽다면 b면의 곡들은 컨셉형식으로 프로그레시브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앨범의 곡들이 전부 좋지만 개인적인 베스트 곡을 꼽으라고 한다면 " pass me by' ,  "roseport"  " donnie & odie" 곡들이 좋은데,  "pass me by"곡을 보세요. ㅠㅠ 정말이지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소리를 들려주세요. 불순물들은 다 정제되어서 오리지널함만이 남은 소리 같네요.
그리고  "roseport"곡은 앨범에서 유일하게 kevin odegard의 오리지널 송라이팅 입니다. kevin의 <silver lining>앨범에 수록이 되어 있는 곡인데 여기선 멋지게 커버되어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어코스틱 스트리밍 너무 좋네요. 시작과 끝을 기차소리처럼 컨셉을 잡아서 들려주는 하프의 어렌지도 끝나는 순간까지 감칠 맛이나게 되어 있구요. 시작할때는 기적을 울리고 있고 끝날 때는 저 멀리 기차기 달려가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역시 명세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간입니다.  곡 제목 역시 아름다운 roseport로  장미의 그윽한 향이 은근히 번지는 듯 한데 가사도 향기롭네요. 그 가사의 한 대목에서는 don' t forget the bring the wine.이라고 합니다. 새벽이 될 때까지 한잔의 와인과 음악과 좋은친구와 함께 장미역을 떠나 여행을 하나 봅니다. 그리고 a면의 마지막에는 여행을 마치기라고 하는 듯이 " traveling" 으로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 마지막 " traveling"곡은 앨범의 곡 리스트에선 이름이 보이지 않게 해놨는데 의도된 것인지 궁금하네요.
b면의 곡 중에서 "ballad of a poor man" 곡도 무척 인상적인데 8분여의 긴 곡으로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하여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극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각 등장인물이 나올때마다 인물의 성격에 다라 음악적인 스타일에 변화를 주면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독특하면서 아름다운 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컨셉형식의 긴 곡을 쓰는걸 보면 빌리가 참 지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앨범의 플레이가 끝나고 프론트 커버를 다시 보니  일집앨범이 의자 옆으로 살짝 놓여있는것이 보이는데요. 은근히 그의 앨범을 광고하고 있는데 이것을 부끄러워하는 듯이 빌리는 겸연쩍게 웃고 있네요. ㅋㅋ 일집의 커버는 그의 별칭인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커버를 자세히 보면 그리스 신화에서 지옥과 지하의 신인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가 막 잡혀가 무릎을 꿇고 있는것이 보입니다. 하데스는 에로스의 화살을 맞고 페르세포네에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페르세포네는 후에 저승의 여왕이 됩니다. 
씨앗이 땅속에서 숨어있어 자라지 않는 겨울이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
지적이고 멋을 아는 빌리의 이야기가 커버속에 보여 지고 있네요. 그리고 또 음악에도요.



Side a
1.Travellin’
2.Pay The Penalty
3.Pass Me By
4.City Life
5.Roseport 5:05
6.Travellin’

Side b
1.Peaches
2.Bonnie & Odie
3.Ballad Of A Poor Man
4.Glaciers

Produced by Al Heigl
Recorded at ASI Studios, Mpls., Minn.
Engineered by David Rivkin
Mixed at Sound 80, Mpls

All songs, words and music by Billy Hallquist
Except ‘Roseport 5:05’ by Kevin Odegard

Billy Hallquist : 6-string, vocals, electric 12-string
Al Heigl : 12-string, 12-string slide, 6-strig, harp
Rick LiaBraaten : drums
Rick Miller : bass
Kevin Odegard : backing vocals, 6-string
Joe Stanger : backing vocals
Jim Hauck : backing vocals
Carrie Caldwell : backing vocals
Keith Gause : mellotron
Larry Ankrum : piano, flute, sax
Bruce Kurnow : harp
Ron Wydell : jaws-harp
Bill Hinckley : fiddles, mandolin, foot
Blueberry Bill : banjo

Mill City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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