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우디 알렌 
출연 :나오미 왓츠(샐리), 안소니 홉킨스(알피), 안토니오 반데라스(그렉), 조쉬 브롤린(로이)...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우디 알렌의 영화입니다.
사실 음악만큼이나 영화를 사랑하는데 느긋하게 집에서 맥주 캔 하나와 함께 즐기는 영화감상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삶의 기쁨중에 하나입니다. ㅎㅎ 그리고 음반처럼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주지 않으니 장점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ㅋ
영화에 대한 리뷰를 써보기로 마음을 먹은지는 일년이 넘었는데 우디 알렌의 영화의 <환상의 그대> 라는 영화 때문에 드디어 발동이 걸리네요.

우디 알렌의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진한 페이소스와  유머감각 일 거 예요.  그의 유머는 시니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지식인에서 많이 보이는 우울하면서 비관적인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벼운 터치로 유쾌하게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눈물속의 웃음처럼 다중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해학적이라고도 말하수 있겠죠. 그래서 통산 40편 째나 되는 다작을 만들어내는 영화 감독이지만 늘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거의 해년마다 한 편식의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그의 머리속에는 공장의 생산라인처럼 쫙쫙 제품(영화)을 찍어내는 성능좋은 자동 분업라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해봅니다. 흠..ㅎㅎ
어쨰든 우디처럼 다작을 만들어내면서도 걸작을 만들어낼수 있는 감독이 얼마나 될까요?  지금 당장 얼른 떠오르는 감독은 코헨형제밖에 없는데요. 그렇지만 두형제가 같이 힘써 싸워도 ?  알렌과 숫자적으로 한참 모자라네요.  제작 참여및 감독을 한 작품을 모두 합쳐도 겨우(?) 20편 남짓하니까요.   감독이 되지 않았다면 소설가가 되었을거라고 하는데 우디를 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은거 같습니다. 혼자서도 중얼중얼 하고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귀엽게 시리..ㅎㅎ

각설하고 그의 영화가 나오면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 되는데 확실히 <내 남자의 아내라도 좋아>에 이은 걸작이네요. <내 남자..>에서는 페널로페 크루즈의 팜므 파탈적인 매력 때문에 덜덜 떨면서 보았는데 환상의 그대에서는 신경 쇠약증이 있어 약을 달고 사는 듯한 헬레나가 주인공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세익스피어의 문장으로 이렇게 시작해요.
" 일찍이 인생은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 차있고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이는 멕베드의 가장 유명한 대사로서 5막 5장에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 한 말이예요.

"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s a tale told by and idiot. full of sound fury signiflying nothing. "

사실 영화의 시작에서 이 한마디로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니컬한 지적인 풍자가 묻어나오는 대목이죠. 이런 말들은 우디 알렌 그 자체입니다.  영화속에 디테일이 많이 있고 스토리가 있지만 영화의 핵심은 이 문장일꺼에요. 올해 알렌 감독의 나이가 75세이신데 인생을 정리하라고 바라보는 그로써도 시니컬한 인생관이 묻어나옵니다.  우디가 집적 기자회견에서도 말을 하였는데,

" 인생이라 고통스럽고 악몽같고 무의미한 경험의 연속이죠.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속이고 남들에게 거짓말을 하는거에요. 니체 프로이트 유진 오닐도 그렇게 말했어요. .." 라고 진지하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비관적으로만 보이는 말이지만 아무렇지 않은 사실인듯 웃으면서 이야기하는것이 그의 유머방식이죠.
그리고  이 문장도 그렇지만 영화가 연극적이라는 부분도 세익스피어의 희극에서 많은 부분 차용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간중간 헬레나가 오버랩되어서 타이트하게 짜여져있는 편집도 부분도 그렇구요.  그러고 보면 모든 예술인들의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인용되어지는 뮤즈샘이네요. 세익스피어는.


이렇게 지적인 화두를 던지면서 경쾌하고 부드러운  leon redbone의 곡이 흘러나옵니다. 정말 근사한 오프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레드본의 이곡이 없었떠라면 그의 진한 페이소스는 충분히 살리지 못했을꺼에요.  이렇게  오프닝이 좋으면 영화의 절반은 이미 본거나 다름없어요.
그리고 우디의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여러가지 이유중에 하나도 근사한 사운드 트랙입니다. 알렌감독도 실제로 음악가로 활동하는 재즈 클라리넷스트 이기도 하니.  곡을 고르고 음악으로 이펙트를 주고 편집하는 솜씨는 과연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내 남자..>의 영화에서도  흘러나왔던 주옥같은 아름다운 곡들이 떠오르는데요.  아름다운 스페니쉬 기타소리는 지금도 머리속에 선명하게 흘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 you will meet a dark stranger>
끝으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이 알렌식의 해답인데요.  우리말로는 '환상의 그대'라고 은유적으로 의역되어 제목에서 쓰고 있지만, 직역을 하면 점을 칠때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헬레나가 주술인의 말을 믿고 삶에 해답을 찾듯이 환상에 젖어 사는게 행복하대요.  영화에서 유일하게 행복해지는 커플이죠.

마지막 에필로그 나레이션에도 이렇게 말하고 있구요.
" 인생은 수많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더욱 환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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