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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3000원을 주고 중고서점에서 산 시집으로도 삶은 충분히 행복하고 풍요로워 질 수 있는데요.
환율이 가파르게 줄타기와 널뛰기를 하고 있는 요즘엔 음반을 지르는것도 상당히 고민스러운 일이네요.
가을햇살의 맑은 기운과 시리도록 파란하늘이 감성지수를 높이는거 같아요.

그런데 참 시인들은 분명히 많은 감각적인 촉수를 지니고 있는게 분명해 보여요.
이렇게 멋진 언어의 배열이라니
마치 나무가 되는 기분이네요. 벌레들이 기어다는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무.
ㅎㅎ 책을 읽기에도 음악을 듣기에도 좋은 요즘입니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시길요.


편집증에 대해 너무 오래 생각하는 나무

                                   이장욱 <내잠속의 모래산>

밤새도록 점멸하는 가로등 길
고도 6.5미터의 허공에서 잠시 생장을 멈추고
갸우뚱히 생각에 잠긴 나무

제 몸을 천천히 기어 오르는 벌레의 없는 눈과
없는 눈의 맹목이 바라보는 어두운 하늘에 대해여
하늘 너머의 어둠 속에서 지금
더 먼 은하를 향해 질주하는 빛들에 대하여

빛과, 당신과, 가로등 아래 빵 굽는 마을의
불꺼진 진열장에 대하여
그러므로 안 보이는 중심을 향해 집요하게 흙을 파고 드는
제 몸의 지하에 대하여

텃새 한 마리가 상한선을 긋고 지나간 새벽 거리에서
너무 오래 생각하는 나무






a1. One In A Dream
a2. A River Song



a3. Barges
a4. Climax

b1. Magic
b2. Sackcloth And Ashes
b3. Death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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