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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우연히  인터넷의 강을 떠돌다가 발견한 영화의 해드라인 

'그의 심장에 총을 겨누고 입술에 키스를 ' 
이란 문장을 발견하고야 말았는데,,,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내가 찾던영화이다라는 생각과 함께요 ㅎㅎ 예민한 촉각이 좋아하는 톤의 영화를 놓치지 않고 발견한거죠. 그런데 앗..! 그런데 이자벨 코이셋의 영화이지 머에요.  오래전에 강한 인상을 남겼던 엘레지란 영화 때문에 두말할거 없이 꼭 보아야만 했어요. 그리고 잠자고 있던 기억의 층에서 다시 꺼내게 되었습니다.  명작은 다시 보아도 참 좋군요. 

 우선<센티미엔토>작품을 보자면,  물이 흐르듯이 유려하게 흐르는 영상이 우선 시선을 압도하는 영화라고 할수 있어요.  전작 < 나 없는 내인생>, <엘레지>에서 함께 작업을 하였던 장 클로드 라리웨가 맡았는데요. 명 콤비처럼 늘 코이셋 감독의 눈이 되어 바라보고 있습니다.  라리웨의 영상을 보다 보면 사물을 오랫동안 숨죽이면서 관찰하고 솜털까지도 잡아낼듯이 섬세하게  탐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컷 한컷이 빛을 발하면서 아름답게 빛나요. 어쩔땐 움직이는 영상이지만 예술사진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  라리웨의 시선을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느낄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장 클로드 라리웨의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왕가위 감독의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이 생각나지 않나요?  감각적이고 퇴폐적이면서 에로틱한 느낌이 특히 그런데요. ㅎㅎ 센티멘토는 특히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더욱 비슷한 느낌이네요. 도일만큼 현란하고 화려하지는 않겟지만 몸을 훝고 지나가는 듯 끈끈한 관음적인 시선이 닮아있다고나 할까요? ㅎㅎ 험.

 어째든 센티미엔토에서는 두 가지 톤이 엇갈리듯이 강약을 조절하고 있는데요.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와 사랑을 꿈꾸지 않았던 여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드라이하고 정적인 모노톤이 영화를 흐르고 있는 한가지 축이라고 한다면,  다른축은 감각적이고 퇴폐적이기한 에로틱한 신들이라고 할수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미각이나 문화에 대해서 많이 잡아 내었는데,  일본의 미각의 최고의 정점인 나체 ? 스시,  미각하면  빠지지않는 와인을 즐기는 신. 그리고  또 테마호텔룸의 파격적인 섹스신등이 이런 예라고 할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적이고 메마른 느낌의 톤들은 건물들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 컷, 류의 집이나 공간에서 혼자있었던 신, 그리고 특히 마지막 류의 묘지앞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 컷등이 그렇네요. 이렇게 리듬을 조절하니까 영상이 유려하고 화려하다는 생각이 드는걸꺼에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센티미엔토가 평론가들의 평이 좋지 않았던 점도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미를 경외하듯이 바라보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을 하였습니다.  마치 외국인이 오리엔탈리즘에 사로잡혀 일본이라는 나라에 여행하듯이 놀라와 국수문화와 스시 그리고 동양여성등의 클리쉐를 섞어놓았다는 것이죠. 삶의 깊은 층까지 가지 못하고 겉만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역시나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상이 수 놓아신 수작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영상과 음악적인 면에서는 감각적인 자만이 만들어 낼수 있는 디테일들이 살아숨쉬는 작품이였어요. 또한 스토리 텔링뿐만 아니라 편집으로 영화를 끝까지 밀고가는 힘도 좋았거든요. 그리고 이 정도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영화는 얼마나 많은가요?

  반면에 <엘레지>는 평론가들에게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퓰리처상 수상작가 필립 로스의 단편소설을 영화화 하였는데요. 영상과 음악 편집등 총체적으로  아름답게 조화된 멋진작품이지만 특히 대사들이 영화를 격조있게 만들어내었어요. 예술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지적이고 아름다운 명대사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삶을 정리하고 바로보는 깊이 있는 대사들은 아무나 쓸수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아요. 이런것은 오리지널 소설의 힘이 그대로 영화에 투영이 된 것이겠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엘레지와 센티미엔토의 영상만을 가지고 평가를 해보라면 엘러지에게 손을 들어줘야할것 같네요. ㅎㅎ 왜냐하면 명화나 조각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제스쳐를  따라가는 데이빗의 시선 (남자의 시선)이 훨씬 강렬하였기 때문입니다. 같은 여자인데도 넉을 잃고 숨을 죽인체 바라보았습니다.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우아함 그리고 순수함이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랄까요.

<센티미엔토>

 




< 엘레지>

 




 어쨰든 이런 감각적인 신들 사이로 영상과 딱 맞아 떨이지는 곡들이 곧곧에 숨겨져있습니다. 음악을 선택하는 능력이 탁월한 감독인듯한데요. <센티미엔토에서> 특히 테마호텔룸으로 두 남녀가 들어갈 때 무성영화나 등장하는 살롱음악같은 aoi heya (hachiro sato/ ryochi hattori )곡이 흘러나옵니다. 한때 무척 좋아했던 프랑스의 아트락 그룹 쥴베른느가 떠오르네요. 이 음악으로 한창 자극적이고 우아한 신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30년대 뮤지션인 hibari misora의 번안곡인 라이방 로즈라는 곡도 무척이나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영화의 엔딩무렵에 흘러나오는 Anotony & the Johnsons의 one dove곡도 참 감각적이고 에로틱합니다.  이런 노래들은 영상미를 한층 부각시키는 숨겨진 장치입니다.


 <엘레지>에서도 이런 음악적인 장치는 여전히 작용을 하고 있는데요. 이 영화에서는 훨씬 고풍스럽고 클래식합니다. 소설을 각색한 영화여서인지 더욱 클래식하고 단아했는데 음악도 이에 걸맞게 클래식과 재즈가 적시 적소에서 흐르고 있어요.  아마도 코이셋감독의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엘러지에서  흐르는 바흐의 "Concerto for harpsichord, strings & continuo No. 1 in D minor ' 곡이 이렇게 아름답고 감각적인 곡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어요. ㅎㅎ 이미지와 음악이 합쳐지면 굉장히 커다한 힘을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두드리니까 그렇겠죠.
 음 그러고보니 두 영화의  제목도 소리에 촛점을 두었네요. 엘레지 (비가) 와  Map of Sounds OF Tokyo였는데요. 소리와 사운드에 많은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감독이라는것이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또 두영화에서는 비교하고 싶은 대조적인 여성들이 나오는데요 조각처럼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나타내었던 엘러지의 페넬로페 크루즈와. 차갑고 드라이 하지만 도발적인 키쿠치 린코가 나오는데요.  누구에게 한표를 던지고 싶나요 ?
 영화속에서 페넬로티는 몸짓하나 하나 제스쳐 표정까지 어떻게 해야 자신이 최고로 아름답게 보이는지 잘 알고있는 여성이에요. 정말이지 최고의 캐스팅입니다 .    반면에 <사랑의 감각> 영화에서 린코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죠. 머리도 아무렇게나 질끈 묶어버리고 화장기 없는 표정입니다.  그렇지만 맘만 먹는다면 충분히 섹시하게 바뀌는 변신에도 능한 모습이에요. ㅎㅎ

 


 

< 엘레지 > 의 페넬로페 크루즈                             VS                 <센티미엔토>의 키쿠키 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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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독 :샤리 스프링어 버먼 , 로버트 풀치니
출연 : 폴 지아마티, 홉 데이비스, 주다 프리드랜더, 제임스 얼바니악

이 영화가 만들어진것은 2003년도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을 안하였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구해서 볼수 영화에요.  전 이 영화를 4년전 쯤 보았는데. (참으로 시간은 빨리 지나가 버리는군요.) 추억이 곧곧에 묻어 있기 때문에 영화의 리뷰를 써야 한다면 단연 일순위에 있었던 영화에요.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금은 멀어져 버렸지만 은은한 차향기처럼 향기가 있는 친구가 소개해준 영화 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다큐처럼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데, 미국의 언더그라운드 만화가인 Harby Peker의 인생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영화는 세 파트가 모여서 전체적인 작품이 되고 있는데, 첫번째로 하비 피카역활을 하고 있는 폴 지아메티가 그리는 극중 영화이야기와,  두번째로 피카씨가 그린 만화속의 이야기, 그리고 피카씨가 실제 자신의 삶을 인터뷰한 내용을 모아서 만들어졌습니다.  모두 실제 일어난 실사 이야기이지만 만화적으로 그려지는 판타지적인 요소,  다큐적인 요소, 영화라는 픽션이 한데 섞어서 독특하고 참신한 작품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보는 내내 와와 ~ 이러면서 보았습니다. 

 도대체 이런 영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 했었는데요. 샤리 스프링어 버먼과 로버트 출치니가 공동 기획한 영화였습니다. 이들은 콜롬비아 대학교 영화학과 대학원 시절부터  같이 작품을 하였고 이 영화 말고도 공동제작을 한 영화가 몇편 더 있는데 이토록 훌륭한 영화는 다시 나오지 않더군요. 불행하게도
하지만 이 영화는 선덴스에 출품이 되었을때 평론가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았고 수상도 하였던 작품입니다.  화려한 찬사에 어울리게도 최고의 영화 입니다.  2003년에 이런영화를 만들어내었다는 자체도 그렇고, 2011년인 현재에 다시 보아도 어떤 신하나도 버릴것이 없습니다. 촌스럼이나 군더더기가 전혀 없네요. 5섯번 이상 본 유일한 영화 일거 같아요. ㅎㅎ
그리고 하비 피카씨가 실제로 만화책에서 적었던 수많은 명대사들이 영화에서도 아름다운 컷으로 고스란이 다시 담아져, 한 컷 한컷이 공들여진 수제품 처럼 아름답습니다.
갑자기 '바시르와 왈츠"라는 영화가 떠오르는데요.  <바시르와 왈츠는> 2008년에 만들어졌는데 만화와 다큐 그리고 영화적인 요소 만들어졌다는 점이 참 유사하군요. 좀 더 진보적인 영화를 좋아한다면 함께 볼만한 영화일 듯도 함니다. 

이 영화도 오프닝이 참 재미있습니다.
오프닝엔 50년쯤 하비가 꼬맹이였을 때 할로윈 데이날 사탕을 받지 못했던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있는데요.

아이들 :  사탕 주세요, 안그러면 장난 칠거에요.
아주머니: 어머나, 얘들아. 슈퍼영웅들이 우리집 앞에 다 모였네.아이구 귀여워라 .
슈퍼맨은 여기있고, 배트맨은 여기...
그리고 배트맨 친구 로빈, ..어머, 초록랜턴도 있네.꼬마야, 너는 무슨 뭐니?
하비 : 저는 뭐라니요?
아주머니 : 너는 무슨 영웅이니?
하비 : 저는 하비 피카 예요.
아주머니 : 그건 슈퍼영웅 이름이 아닌것 같은데 ?
하비  (짜증내면서): 저는 그냥 옆집에 사는 꼬마아이라구요.

 다른 애들은 모두 슈퍼맨 복장이나 베트맨 복장, 가면을 쓰고 사탕을 받으러 가는데 하비만 그냥 평범한 이웃집 꼬마아이 복장 (? )을 하고 갑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당연한 그 복장이 사실은 다른 아이들과 너무나 달랐죠. 그 다름 때문에 사탕도 못 받은 어린 하비가 어른이 되어 걸어나오는 스토리로 시작을 하고 있는데요.
..  세상을 항햔 저 불만에 찬 표정을 보세요. ㅎㅎ ~!

저 표정은 영화가 끝나도 절대로 잊어버릴수 없을거 같아요.  모든 명화엔 명배우가 있듯이 이 영화에서도 폴 지아메티씨의 호연이 너무나 돋보여요.  이런 캐릭터 어떻게 생각해 내었을까요 ? 

 

저렇게 걸어나오는 장면과 함께 산뜻한 재즈음악이 흐릅니다.   디지 길리피스 존 콘트렌스등등  영화 내내 많은 재즈곡들이 흘러나오는데요. 음악이 정말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하비는 실제로 오타쿠적인 재즈음반 수집가이기도 한데 15살때 부터 음반을 수입하였다고 하는 그의 방엔 온통 재즈 엘피판이 여기저기 아름답게 너브러져 있습니다. 저도 포크 음악에 빠지지 않았으면 재즈 음반을 모으고 있었을 것이 분명한데 하비를 보면 저의 일부분을 보는거 같아요.


 

 

"나는 강박장애가 있는것 같아요. 욕심이 끝이 없었던 거죠. 정말                  "아무리 많은 레코드라도 만족을 못하겠어"
   구하기 힘든것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 절망스럽게 외롭고 더럽게 욕정이 나는군"

사실 중독되어 있는게 사실 정상적이라고도 할수는 없는데, 지독한 마니아가 되다 보면은 마니아가 아닌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들 그리고 수집가들은 대부분 밑도 끝도 없이 돈을 쏟아 붇기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 등, 감수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체질적으로 다른 관심사를 가지고 있기떄문에 잘 섞이지 못하고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아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외로움도 많이 타게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매니아끼리는 서로의 설움과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대 같은게 쉽게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이 영화도 더 애착이 가는 일면이 있습니다.  ㅋㅋ 
음악뿐이 아니고 그의 다양한 문학적인 소양들 볼수 있기도 하고, 언더그라운드에 있는 만화가들이 등장하여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뿐만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범상치 않은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영화를 한창 더 독특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많은 공감대를 가질수가 있는데요. 복잡하고 단순한 일상에서 오는 절망을 아름답게 미화하거나 각색하지 않고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절망적으로 외롭고..누구와 닿아있고 싶어하고 또 너무나 통속적인 우리 삶을 요.
하비피카가 말하는 영화의 대사처럼 " 동변상련의 감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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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우디 알렌 
출연 :나오미 왓츠(샐리), 안소니 홉킨스(알피), 안토니오 반데라스(그렉), 조쉬 브롤린(로이)...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우디 알렌의 영화입니다.
사실 음악만큼이나 영화를 사랑하는데 느긋하게 집에서 맥주 캔 하나와 함께 즐기는 영화감상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삶의 기쁨중에 하나입니다. ㅎㅎ 그리고 음반처럼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주지 않으니 장점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ㅋ
영화에 대한 리뷰를 써보기로 마음을 먹은지는 일년이 넘었는데 우디 알렌의 영화의 <환상의 그대> 라는 영화 때문에 드디어 발동이 걸리네요.

우디 알렌의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진한 페이소스와  유머감각 일 거 예요.  그의 유머는 시니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지식인에서 많이 보이는 우울하면서 비관적인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벼운 터치로 유쾌하게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눈물속의 웃음처럼 다중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해학적이라고도 말하수 있겠죠. 그래서 통산 40편 째나 되는 다작을 만들어내는 영화 감독이지만 늘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거의 해년마다 한 편식의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그의 머리속에는 공장의 생산라인처럼 쫙쫙 제품(영화)을 찍어내는 성능좋은 자동 분업라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해봅니다. 흠..ㅎㅎ
어쨰든 우디처럼 다작을 만들어내면서도 걸작을 만들어낼수 있는 감독이 얼마나 될까요?  지금 당장 얼른 떠오르는 감독은 코헨형제밖에 없는데요. 그렇지만 두형제가 같이 힘써 싸워도 ?  알렌과 숫자적으로 한참 모자라네요.  제작 참여및 감독을 한 작품을 모두 합쳐도 겨우(?) 20편 남짓하니까요.   감독이 되지 않았다면 소설가가 되었을거라고 하는데 우디를 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은거 같습니다. 혼자서도 중얼중얼 하고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귀엽게 시리..ㅎㅎ

각설하고 그의 영화가 나오면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 되는데 확실히 <내 남자의 아내라도 좋아>에 이은 걸작이네요. <내 남자..>에서는 페널로페 크루즈의 팜므 파탈적인 매력 때문에 덜덜 떨면서 보았는데 환상의 그대에서는 신경 쇠약증이 있어 약을 달고 사는 듯한 헬레나가 주인공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세익스피어의 문장으로 이렇게 시작해요.
" 일찍이 인생은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 차있고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이는 멕베드의 가장 유명한 대사로서 5막 5장에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 한 말이예요.

"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s a tale told by and idiot. full of sound fury signiflying nothing. "

사실 영화의 시작에서 이 한마디로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니컬한 지적인 풍자가 묻어나오는 대목이죠. 이런 말들은 우디 알렌 그 자체입니다.  영화속에 디테일이 많이 있고 스토리가 있지만 영화의 핵심은 이 문장일꺼에요. 올해 알렌 감독의 나이가 75세이신데 인생을 정리하라고 바라보는 그로써도 시니컬한 인생관이 묻어나옵니다.  우디가 집적 기자회견에서도 말을 하였는데,

" 인생이라 고통스럽고 악몽같고 무의미한 경험의 연속이죠.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속이고 남들에게 거짓말을 하는거에요. 니체 프로이트 유진 오닐도 그렇게 말했어요. .." 라고 진지하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비관적으로만 보이는 말이지만 아무렇지 않은 사실인듯 웃으면서 이야기하는것이 그의 유머방식이죠.
그리고  이 문장도 그렇지만 영화가 연극적이라는 부분도 세익스피어의 희극에서 많은 부분 차용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간중간 헬레나가 오버랩되어서 타이트하게 짜여져있는 편집도 부분도 그렇구요.  그러고 보면 모든 예술인들의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인용되어지는 뮤즈샘이네요. 세익스피어는.


이렇게 지적인 화두를 던지면서 경쾌하고 부드러운  leon redbone의 곡이 흘러나옵니다. 정말 근사한 오프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레드본의 이곡이 없었떠라면 그의 진한 페이소스는 충분히 살리지 못했을꺼에요.  이렇게  오프닝이 좋으면 영화의 절반은 이미 본거나 다름없어요.
그리고 우디의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여러가지 이유중에 하나도 근사한 사운드 트랙입니다. 알렌감독도 실제로 음악가로 활동하는 재즈 클라리넷스트 이기도 하니.  곡을 고르고 음악으로 이펙트를 주고 편집하는 솜씨는 과연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내 남자..>의 영화에서도  흘러나왔던 주옥같은 아름다운 곡들이 떠오르는데요.  아름다운 스페니쉬 기타소리는 지금도 머리속에 선명하게 흘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 you will meet a dark stranger>
끝으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이 알렌식의 해답인데요.  우리말로는 '환상의 그대'라고 은유적으로 의역되어 제목에서 쓰고 있지만, 직역을 하면 점을 칠때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헬레나가 주술인의 말을 믿고 삶에 해답을 찾듯이 환상에 젖어 사는게 행복하대요.  영화에서 유일하게 행복해지는 커플이죠.

마지막 에필로그 나레이션에도 이렇게 말하고 있구요.
" 인생은 수많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더욱 환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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